아라비아 최고의 통치자이자 위대한 지배자 바텍은 인간으로서의 한계를 넘어서서 신에 가까워지고자 하는 열망에 사로잡혀 자신의 백성들에게 폭력을 행사하고 지아우르에게 무고한 아이들을 산 제물로 바치는 것으로 모자라 결국은 지하세계를 향해 직접 길을 나서게 된다. 프랑스 비평가와 독자들이 선정한 '이상적인 도서관'의 장서 목록 중에서, '환상과 경이' 부문 베스트 1위를 차지한 고딕 환상소설.
바텍은 여정 도중에 선량한 족장 에미르의 딸 누로니하르에게 반해 자신의 여행목적을 망각한다. 그러자 바텍보다 더욱 잔악하고 대담하며 검은 마술에 능통한 어머니 카라티스가 나서서 아들을 끝까지 지하세계로 가도록 종용한다. 그러나 그곳에서 기다리고 있는 것은 영원히 끝나지 않는 고뇌와 절망과 슬픔뿐이다.
환상문학의 독특한 어법에 익숙지 않은 독자들에게 어쩌면 이 소설의 산만한 구성과 황당무계한 사건진행, 지나치게 상징적이고 관습적인 장치들의 되풀이 등등은 '결함'으로 여겨질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 모든 허술함은 사실 환상소설 특유의 느슨한 서사구조의 일부이며, 애초에 고딕 환상소설이란 장르가 서로 상반되는 욕망들간의 충돌에서부터 출발해서 궁극적으로는 교훈적인 결말에 이르는 구조를 갖는다는 사실을 알고 읽는다면, 바텍이 갖고 있는 미덕들―기발한 착상과 생동감 넘치는 세부묘사, 희화화된 인물들을 통해 드러나는 통렬한 비판정신 등등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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